폰트강좌

06 모니터 스크린이 지닌 운명적 비극

이제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벡터스크린폰트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다. 스크린폰트라는 개념은 존재했어도 그 용어는 사용되지 않았다. 스크린폰트라는 용어 대신에 비트맵 폰트라는 용어가 지배적으로 사용되었는데, 그 이유는 한글의 경우 모니터 스크린에 보이도록 만들어진 폰트는 모두 비트맵이었기 때문이다.

 

산돌커뮤니케이션이나 윤디자인과 같은 폰트제작 회사들이 모니터용으로 만든 폰트들 중 웹폰트라고 불리우는 것들은 모두 비트맵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웹에서 사용되는 폰트, 즉 웹폰트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 웹폰트를 비트맵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예1)은 윤디자인의 사이트에서 웹폰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글이다.

예1 윤디자인 사이트에서 설명하고 있는 웹폰트의 특징

여기서 비트맵은 아웃라인과는 달리 작은 사이즈에서도 뭉개지지 않고 깨끗하게 보여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완전히 틀린 말이다. 아웃라인폰트는 작은 사이즈에서도 매우 정교하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단 조건이 있을 뿐이다. 고해상도의 프린터에서라는 조건이다. 200dpi 이하의 저해상도에서는 아웃라인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다. 따라서 아웃라인폰트라 하더라도 저해상도에서는 자신의 모습을 비트맵으로 보여줄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웹에서 사용하는 웹폰트를 비트맵으로 만드는 이유는 바로 모니터 스크린이 가지고 있는 운명적인 한계인 낮은 해상도에 있다. 지금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컴퓨터 모니터의 경우는 해상도가 96dpi이고(SVGA그래픽카드인 경우) 그 보다 한 단계 낮은 컴퓨터 모니터의 해상도는 72dpi정도(VGA 그래픽카드의 경우)에 해당한다.

 

96dpi에서 10포인트는 13픽셀에 해당하는데, 상하좌우의 글자 여백을 주고나면 가로, 세로 11개의 점으로 글자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 11개의 점으로는 폰트가 가지고 있는 아웃라인의 벡터 값을 표현할 수가 없다. 그래서 모니터에서는 그림처럼 글자가 뭉개지거나, 찌그러지거나, 흐려지게 되는 것이다. (예2)

 

예2 모니터에서 보이는 아웃라인 폰트들의 모습. 비트맵으로도 제대로 표현되지 않기에 글자들이 흐리거나 일률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