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날짜 09.12.30
05 한글 완성형 가변폭의 의미와 성취
렉시테크의 우리폰트가 인터넷에서 자기 본연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한글로서 나타나기 이전에 지니고 있는 가치가 있다, 그 가치는 바로 완성형가변폭을 논리적이고 과학적으로 구현하였다는 점이다.
완성형 가변폭 한글의 과학
2005년, 지금의 한겨례신문에서 사용되고 있는 한결체를 만든 폰트디자이너 홍동원씨가 쓴 글이 있다. 그의 글 중에 이런 말이 나온다.
“아직도 우리는 한글을 제대로 사용하는 원칙을 정하지 못한 채, 무조건적인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
그리고 뒤이어 나오는 글은 다음과 같다. "지금 구미문자를 보면 한글보다 훨씬 과학적이다. 적어도 타이포그래피면에서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며, 우수하다." 그 대표적인 이유를 살펴보자.
1) 구미문자는 문자마다의 고유의 넓이인 위스(width) 값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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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1 영어 폰트 유니버스의 위스 값, 각 글자마다 특성에 따라 다른 값을 갖는 것을 알 수 있다. |
폰트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 값은 개인이 혹은 한 폰트회사가 정하기가 쉽지 않다. 쉽지 않은 것이 아니라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2,350자이건 11,172자에 해당하는, 혹은 그 글자들의 조합모듈을 정하는 작업은 글자를 다루는 전문가들이 모여 정해야 하며 이것이 산업기준이 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문화가 없고, 정부도 의지를 보인 적이 없다.
그가 글을 쓴 2005년 1월에 장주식 대표는 한글 완성형가변폭폰트들을 거의 완성해나가고 있었고 국가도 하지 않았던 일이었기에 그는 그것의 특허권을 출원준비하고 있었다. 그 후 2006년 12월 렉시테크는 완성형가변폭폰트에 대한 특허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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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2 우리바탕으로 작성한 한글완성형가변폭, 모음에 따라 각기 다른 폭을 갖는 것을 알 수 있다. |
이 완성형가변폭한글을 만들어냈다는 것은 글자의 특성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였던 글자의 사이공간, 즉 자간을 일정하게 만든다는 것이고, 이것은 정병규 선생이 지적하다시피, "글꼴이란 +적인 것만을 생각하여 만들어졌던 한글의 폰트디자인이 글자의 사이공간이라는 -적 공간에 관심을 가지고 다루는 차원으로 발전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3 각 글자의 폭이 1000unit로 고정된 돋움, 사이공간이 일정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
예4 각 글자의 폭이 낱자의 특성에 맞게 설정된 가변폭 우리돋움, 사이공간이 일정함을 알 수 있다. |
2) 영어는 어센드와 디센드를 놓고 그 글자의 변별성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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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5 영어는 어센더와 디센더를 통해서 글자간의 변별력을 갖는다. |
보다시피 영어는 어센드와 디센드를 놓고 그 글자의 변별성을 높인다. b와 p를 보라. 만약 두 자가 같이 나란히 서있는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를 알기 쉽다. 반면 한글은 한자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사각의 틀안에 일정하게 들어가야 그 무게의 일률성을 가지는 한자와는 달리 한글은 “어” “아” “이” 모음의 차이가 시각적으로 심하기에 글자 자체가 적어도 모음의 특성에 따라서는 달라져야 한다는 논리가 나오는 것이다.
예6 우리신문의 가,거,기. 모음의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폭을 갖으나 사이드 베어링은 동일한 값을 갖는다. 왼쪽부터 우리신문명조 가(960unit), 우리신문명조 거(900unit), 우리신문명조 기(860unit) |
이 한글완성형가변폭의 글자가 만들어져서 우리의 눈 앞에 놓여져 있다는 것은 보다 좋은 한글 본문폰트가 나올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보다 더욱 더 중요한 일은 모니터 화면에서 뚜렷하게 읽을 수 있는 한글 바탕체를 표현하는 기술이 완성되어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글 바탕체 즉 명조체는 그 표현의 근본을 붓글씨에 두고 있다. 한자의 명조체가 붓글씨가 아니라 펜글씨에 기준하고 있다는 실제적 사실을 지적하는 이가 없다. 하지만 일본이 펜글씨를 기본으로 하여 명조체를 만들고 그와 어울리는 한글 활자를 요구했을 때 붓글씨에 필법의 근원을 둔 한글 바탕체를 만들었다는 것은 한국인의 영혼을 지켜내고자 했던 집념의 발로라고 평가해야 옳다.
디지털 모니터 화면의 시대에 와서 그렇게 이어왔던 우리의 고유의 필법을 상실할 것이냐 지켜나가야 할 것이냐의 문제를 놓고 고민한 사람은 있었을는지 몰라도 그것을 만들어보려고 시도한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96dpi의 저해상도 화면에서 우리가 즐겨쓰는 본문체의 크기 9-11pt(약 3-4mm)에서 표현할 수 있는 점의 수는 12-15개의 점이다. 이런 점으로 한글 바탕체의 붓글씨 필법을 표현하기란 근본적으로 무리였다.
예7 모니터에서 비트맵으로 바탕체의 모습(위), 바탕체의 원도(아래) |
예8 모니터에서 그레이스케일로 보이는 우리바탕체의 모습(위), 우리바탕의 원도(아래) |
기존 바탕체를 보라. 붓글씨를 느끼기도 전에 균형미마저 느낄 수가 없다. 하지만 가능성은 있었다. 그것은 점이 있다 없다로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점을 회색조의 톤으로 표현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8단계 혹은 더 정교하게로는 16단계의 회색조 표현을 이용하면 부리와 맺음 뿐만 아니라 글자의 힘의 변화까지도 표현할 수가 있다. 붓이 시작되는 강한 힘은 짙은 색의 회색조를, 붓을 들어 올릴 때의 힘의 약해짐은 여린 색의 회색조로 표현함으로써 우리가 인쇄물에서 느낄 수 있는 바탕체를 표현할 수 있는 길을 찾은 것이다.
기존의 점이 있고 없고로만 글자를 조정해왔던 미국 최고의 스크린폰트 회사라는 모노타이프조차도 이런 글자의 표현법을 시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였다. 그들도 글자의 획의 굵기가 2픽셀을 가지고 표현될 수 있는 13이나 14포인트 크기에 가서야 컴퓨터가 자동으로 표현하여 주는 회색조를 사용하였지, 1픽셀내에서 사람의 손으로 회색조를 조절하는 기술은 가지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예9 time new roman의 8pt~15pt까지 변화 이미지 8pt~13pt까지는 사이즈가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한픽셀로만 표현되다가 14pt이후부터 2픽셀로 두께가 표현된다 |
예10 wcaslon의 8pt~15pt까지 변화 이미지 8pt~15pt까지 사이즈가 늘어남에 따라 기둥의 두께 또한 변한다. |
벡터스크린폰트의 미래
장주식 대표는 이런 기술을 벡터스크린폰트 처리 기술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기술에 의하여 한자 명조체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원도의 제작 준비에 들어갔다고 했다. 화면에서 한자 명조체를 회복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 더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이 벡터스크린폰트의 시장이 얼마나 엄청난 새로운 시장임을 말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자기의 개성을 뽐내고 맘껏 들어낼 수 있는 웹2.0 시대에 걸맞는 타이포그래피를 준비하고 나아가 일레스틱 윈도우 등 새로운 기술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오히려 오프라인에서는 구가할 수 없는 강점을 인터넷에서 실현시키는 장을 논의하고 개발하고 교육하는 역할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문화의 공공성의 문제뿐 아니라 문화산업적으로 막대한 이익의 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열려진 시장의 가능성을 우리의 것으로 확보하는 대대적인 관심과 교육 그리고 투자가 필요할 때라고 판단된다.


